경북 포항과 경주, 울산이 연합한 '해오름 동맹'이 사무국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세 도시 간 결속을 강화해 상생협력사업 추진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다.
해오름 동맹의 출발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울산-포항 고속도로가 완전 개통하면서 30분대 생활권으로 거듭난 세 도시는 동해안 광역 경제권으로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 경쟁력을 높인다는 목표로 협약을 체결하며 시작됐다.
처음엔 단순히 '동해남부권 상생발전'이란 이름으로 출발했다가 같은 해 8월 공동사업제안서를 작성하며 정식으로 '해오름 동맹'으로 이름을 붙였다. 모두 동해바다를 끼고 있다는 특색을 살려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지역', '해처럼 떠오르는 미래'란 의미가 담겼다.
해오름 동맹 세 도시의 인구를 모두 합치면 약 200만명에 이른다. 경제 규모도 100조에 달한다. 세 도시가 힘을 합하면 신 광역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자동차산업 등 광역경제 네트워크 기대
처음 해오름 동맹을 체결할 당시 이들이 가장 주목한 것은 관광 등 연계 산업 개발이다. 분과별 실무협의회를 구성하고, 이듬해는 '해오름 동맹' 업무 표장도 등록했다. 이후 도시를 순회하며 매년 2차례씩 상생협의회 정기회의를 갖고 공동협력사업 추진계획을 세우고 사업을 점검 중이다.
이 과정에서 국가첨단전략산업 유치를 비롯해, APEC 국제회의 경주 유치 등 각 지역 발전을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12월 3개 도시 관광실무협의체인 '해오름동맹 관광실무협의회'는 울산~경주~포항 각각의 관광명소를 함께 소개하는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SNS를 통해 공동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지리적 특색 외에도 이들 도시가 지닌 또 다른 장점은 산업적 연관성이 높다는 점이다. 자동차 산업만 놓고 보더라도 소재(포항), 부품(경주), 완성품(울산)으로 연결된다.
특히, 지난해 7월엔 포항과 울산이 국가첨단전략산업 2차전지 분야에서 동시에 특화단지 지정을 받으며 '전기차 산업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미래 동력도 얻었다.
2차전지 산업 중 포항이 양·음극재, 전구체 등 소재 중심이라면 울산은 최종 완성된 배터리로 완성된 전기차를 생산하는 구조다. 경주 역시 완성 전기차의 세부적 부품을 담당하게 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세 도시는 인적·R&D·물류 인프라 등에서 상호 보완적 위치에 있기에 이들 도시 간 협력은 지방소멸시대에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전통적인 관광·산업 교류 외에 2차전지·바이오·수소 등 계속된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해오름동맹 사무국 7월 출범
해오름 동맹 3개 자치단체는 오는 7월을 목표로 '해오름 동맹 사무국'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합의한 해오름 동맹 상생협력사업의 후속조치다. 사무국 출범과 함께 올해부터 본격적인 '해오름 동맹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해오름 동맹 사무국은 울산·포항·경주의 상생협력사업의 세부사업을 조율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기구다. 지난해 11월 울산에서 열린 '해오름 동맹 상생협의회'에서 추인됐다. 당시 울산·포항·경주 3개 단체장들은 해오름 동맹 단일경제권 상생협력 공동결의문을 채택하고 상생협력사업(안)에 대해 합의했다.
현재 사무국 출범을 위한 실무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무국 설치 도시, 각 자치단체에서 파견할 사무국 인원, 조직 편성 등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사무국 출범 시기는 오는 7월로 합의한 상태다.
▶'신라광역경제청' 설립 논의
해오름 동맹은 올해 ▷경제·산업 ▷교통인프라 ▷문화·관광 ▷해양‧물류 ▷방재·안전 추진체계 등 6개 분야 47개 세부사업을 추진한다. 앞서 추진해온 4개 분야 30개 세부사업에서 협력 분야를 넓혀 동맹을 강화한 것이다.
주요 신규 사업으로는 ▷해오름 이차전지 글로벌 메카 조성 ▷해오름 공동생활권 조성 ▷국도3호선 도로 개량 및 확장 ▷해오름 관광 브랜드 개발 및 마케팅 ▷환동해 해오름 해안관광단지 조성 ▷재난안전 공동연구 발굴단 조직 및 운영 등이다.
아직 아이디어 제안 차원이지만 신라광역경제청(가칭) 설립 논의도 진행 중이다. 신라광역경제청이 현실화한다면 3개 도시 간 경제적 협력을 통해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고, 생산비용이 절감되는 등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배경에서 우선 사무국을 설치해 본격적인 해오름 동맹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게 실무진 측 설명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해오름 동맹이 지향하는 신라광역경제청에 앞서 올해 사무국을 출범시켜 상생협력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해오름 동맹 강화를 통해 산업 생태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민 삶의 질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